어떤 책이든 정치적 편향으로 부터 진정으로 자유로 울 수 없다.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자체가 정치적 태도인 것이다. 1936년부터 내가 쓴 심각한 작품은 어느 한 줄이든 직간접적으로 전체주의에 '맞서고' 내가 아는 민주적 사회주의를 '지지하는' 것들이다. 지난 10년을 통틀어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정치적인 글쓰기를 예술로 만드는 일이었다. 나의 출발점은 언제나 당파성을, 곧 불의를 감지하는 데서부터다. 나는 앉아서 책을 쓸때 스스로에게 '예술 작품을 만들어 내겠다'고 말하지 않는다. 다만 내가 글을 쓰기 동기들 중에 어떤 게 가장 강한 것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없다. 하지만 어떤 게 가장 따를 만한 것인지는 안다. 내 작업들을 돌이켜 보건대 내가 맥없는 책들을 쓰고, 현란한 구절이나 의미..